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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가 지난 중앙선.
텅텅 빈 차내에, 나와 하루나는 우두커니 앉아있다.
「저 말야, 하루나・・」
이미 팔월도 다 지났는데 오늘도 푹푹 찐다.
「뭔가요?」
이런 철에, 에어콘을 켜놓으 전차는 잠이 온다.
「여름방학 숙제는 다 했어?」
있는 말 없는 말 끄집어내 잡담을 나우어도 잠이 올 것 같다. 별수없다.
「남은 건 국어 하나예요. 독서감상문」
「뭐 읽는데?」
덧붙여, 나는 올 여름, 근처 도서관에서 배터리를 읽었다고.
「그게 말이죠, 만약 세계 사람들이 100명이라면?」
「뭐?」
잠기운이 살짝 가신다.
「하루나, 그거 소설 아니지 않아?」
「응. 친구가 재밌다고 해서 읽어봤는데, 어떻게 감상문을 써야하나 고민 중.」
「그러냐・・」
하루나, 넌 거물이 될 거야. 틀림없어.
EPISODE 4 ・ 오른쪽에서 두번째 별
최근, 에리가 망가진 듯한 기분이 든다.
「애니코레 드래곤용 원고, 다 그렸어요~」
에리가 웃으며 원고를 내민다. 언제나의 미소다.
「음. 어디보자…」
마음대로 그리라고 하긴 했지만, 상당히 맛이 갔네요. 이번 원고는 그걸로 문제 없지만…
「어때요? 나쁘지 않죠?」
어라? 이녀석의 미소가 이랬던가? 무심코 생각한다.
「응. 괜찮을거야.」
원고는 문제없다. 그치만 최근 에리는 어딘가가 이상하다. 확실히 옛날부터 오타쿠였기도 했고, 매니악하고 별난 애였다. 하지만 명백히 지금까지완 다르다.
텐션이 갑자기 올랐갔다가 내려갔다가, 그것도 편차가 격심한 수준으로.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 멍하니 창문 밖을 바라보는 얼굴이라니, 마치
「요즘, 자주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까, 조금씩 늘어가는 기분이에요.」
「응」
「이대로 계속 그리면, 더 실력이 좋아질까?」
「그래」
「Happy TOGETHER의 작가처럼?」
「뭐?」
「그러니까요, 그 정도로 잘 그리고 싶어요」
「뭐,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되겠지」
「좋아좋아, 응응」
키타노 유링, 에리 안에서 절찬 브레이크 중.
「그런데 말이죠…」
「뭐야?」
「저 그게…」
에리가 머뭇거린다. 고갤 숙인다.
그리고선 시선을 시선을 천천히 올려서, 나를 보면서, 그녀석은 말했다.
「이 일, 관두고 싶어요.」
● ●
「마스터, 한 잔 더」
「어라? 웬일로 오늘은 많이 마시네요」
「응. 뭐 그렇죠」
사무소 근처에 있는 단골가게. 평소에는 이렇게까지 마시지 않지만, 오늘은 마시는 거다.
● ●
「굉장히, 망설였어요. 아니, 사실은 지금도 망설이고 있다, 고 해야할까? 이 일은 어릴적부터의 꿈이고, 간신히 성우가 되어, 가수 데뷔도 했고, 그치만, 어릴적과 다르게 여러가지 사정 같은게 있고, 장래에 대한 거나, 그 밖에도 많은 것들이 내게는 있으니까, 그래서…」
응. 이녀석의 사생활은, 내가 아는 것만해도, 옛날부터 그건 참 복잡하고 많은 일들이 있어서, 평범한 여자애였다면 진작에 엇나갈 뿐이랴, 까딱하면 자살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성우나 노래에 관한 일은 좋아해요. 스탭은 다들 좋은 사람들이고, 동료 연기자도 싫은 사람은 없어. 그래서 고민하는 거죠. 그래서 갈등하는 거죠. 전부 관두고 싶다 생각하는 마음도. 아직 계속하고 싶다 생각하는 마음도, 양쪽 다 진짜라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갈피가 잡히지 않아서 괴로워요.」
그리고, 내가 이녀석에 대해 아는 것들이라 해봐야, 아마 틀림없이 극히 일부분이다.
「아, 안심하세요. 관두더라도 지금 바로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란 건 알고 있으니까요. 지금 하고 있는 고정 방송을 제대로 끝내고, 그 후의 이야기예요. 응 내년 쯤의 이야기. 그래도, 많은 사람들한테 폐를 끼치게 되겠죠. 그것도 알고 있으니까, 줄곧 말할 수 없어서」
응. 나도 곤란해, 꽤 많이.
「그런 표정 짓지 않아도 돼요. 일은 제대로 한다니까요. 그치만, 미리 알려두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으니까 솔직하게 말한거에요. 요즘 말이죠, 스스로도 내가 이상하단 걸 알아요. 이따금씩 내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나는 난처해 하고있다. 심지어 에리가 이렇게나 고민하고 있는 것도, 괴로워하고 있는 것도 알면서, 그래도 어떻게든 일을 계속하게 만들 방법이 없을지 필사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최악이구만. 이런 것도 포함해서 전부 이녀석은 알고 있겠지. 그래서, 갈등하는 거겠지. 정말이지.
「그~러~니~까, 그런 표정 짓지 말라니까요. 정말 얼굴에 바로 드러나는 사람이라니까. 그런 표정 지으면, 저도 어떤 표정 지어야 좋을지, 모르겠잖아요.」 이녀석의 미소는, 분명 이것보다 훨씬 귀여웠었지.
「……………고 생각해」
「네? 지금, 뭐라 하셨어요?」
「……웃으면 된다고 생각해.」
「…바보」
● ●
「마스터. 저 술은 뭔가요? 보자...오른쪽에서 두번째에 있는 거」
「아아, 새로 입하한 일본주예요.『빛나는 별과 같이』」
「멋지네요, 근사한 이름이에요」
「마시기 좋은 술이에요. 마셔보실래요?」
「응」
스타를 말이죠, 만들고 싶었어요.
에리는 이제 틀렸으려나. 어쩌면 아직 가능성이 있으려나.
얼마 안 남았다고.
앞으로 2년, 아니 1년만 있으면 지금보다 훨씬 위로 갈 수 있어.
그렇게 되면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녀석의 지명도가 높아져, 지금보다 훨씬 바빠지고
사무소도 그녀석 개인도 대박이 터져
그리고…그렇게 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녀석은 웃을 수 있을까?
나는 웃을 수 있을까?
그녀석의 미소는
● ●
「웃으면(笑えば) 인가요. 웃는다면(笑えれば)이지요」
「아, 응…」
압도되는 감각.
「만약의, 이야긴데요」
「응?」
「히로세 씨가 이제까지 알고있던 저나, 봐온 제가 전부 거짓말이었을지도 몰라요.~」
「……」
「어릴 때부터 계~속 히로세 씨 앞에서는, 연기로 진정한 나를 숨기고, 그 때 했던 말도, 전에 울면서 상담했던 일도, 집안사정도, 개인적으로 있었던 일도, 전~부 거짓말이고, 사실은 단지 일하는 게 싫어져서, 놀고 싶어져서 관두는 것 뿐일지도 몰라요~」
에리가 희죽희죽 웃으며 말한다.
「그럴지도 모르지」
일단 대답은 해둔다.
그리고 내 대답 같은 건 듣지도 않는 듯, 에리는 하늘을 올려보며
「고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무렵까진 말이죠, 주위 친구들이 진로에 대한 말을 해도, 나는 히로세 씨랑 쭉 같이 해나갈 거니까 관계 없는 일이라 생각했어요. 스타를 만드는 게 히로세 씨의 꿈이었으니까요. 나 혼자 뒤쳐지고 싶지 않아서, 어릴적부터 오직 히로세 씨의 등을 필사적으로 쫓아갔으니까 말이죠, 그 외의 사는 방식이 있을 거라곤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힐끔 나를 본다. 웃는다.
「히로세 씨, 둔감하니까.『와하하, 에리, 성우 할 수 있어 기쁘지』라거나『와하하, 에리, 가수 할 수 있어서 기쁘지』라고, 혼자 들떠서는, 멋대로 스케쥴을 짜선,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도 하나도 알아주지 못했는 걸」
이번엔 발치를 본다. 작게 웃는다.
「그치만, 싫지 않았어요. 그런 점」
깨닫고 보니, 벌써 역이다.
뭔가 말하고자 했지만, 뭘 말하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괜찮아. 털어놨더니 살짝 개운해졌으니까. 그럼, 다음에 보는 건 토요일이네요. 또 봐요.」
에리가 손을 흔들며 지하철 홈으로 사라진다.
이상하게 뒷모습이 작아 보였다.
● ●
「그럼, 마스터 또 올게요」
후둘거리는 다리로 밖에 나왔다. 오늘밤은 평상시보다 별이 잘 보인다.
자, 그럼.
아직 멀었어, 이런데서, 이런 일로 끝날까 보냐.
걷는다, 걷는다, 걷는다. 걸으면서 에리를 생각한다.
그녀석은 내가 알아주지 못한 사이, 많은 것들을 떠안기고 말았으니까.
내 기대이니 꿈이니 하는 건 무거웠을 거야.
지금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지만, 어떻게든 해야만 해.
그녀석도, 나도, 주위 사람들도, 모두에게 있어 가장 좋은 길을 찾아야 해.
성공하면 굉장하다고.
에나츠의 21구의 시작인거야.(※79년 일본시리즈의 전설같은 활약.)
실로 재밌어졌잖아.
밤길을 걸으며, 혼자서 결의한다.
다음은 토요일이군. 좋아!
● ●
다음은 없었다.
에리는 난생 처음으로 현장을 펑크내고, 집에도 돌아가지 않고, 휴대전화도 받지 않고, 연락이 된 것은, 그로부터 이틀 뒤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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