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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가 지난 중앙선.

텅텅 빈 차내에, 나와 하루나는 우두커니 앉아있다.


「저 말야, 하루나・・」

이미 팔월도 다 지났는데 오늘도 푹푹 찐다.


「뭔가요?」

이런 철에, 에어콘을 켜놓으 전차는 잠이 온다.


「여름방학 숙제는 다 했어?」

있는 말 없는 말 끄집어내 잡담을 나우어도 잠이 올 것 같다. 별수없다.


「남은 건 국어 하나예요. 독서감상문」

「뭐 읽는데?」

 덧붙여, 나는 올 여름, 근처 도서관에서 배터리를 읽었다고.


「그게 말이죠, 만약 세계 사람들이 100명이라면?」

「뭐?」

 잠기운이 살짝 가신다.


「하루나, 그거 소설 아니지 않아?」

「응. 친구가 재밌다고 해서 읽어봤는데, 어떻게 감상문을 써야하나 고민 중.」


「그러냐・・」

 하루나, 넌 거물이 될 거야. 틀림없어.


        EPISODE 4 ・ 오른쪽에서 두번째 별


최근, 에리가 망가진 듯한 기분이 든다.

「애니코레 드래곤용 원고, 다 그렸어요~」

에리가 웃으며 원고를 내민다. 언제나의 미소다.


「음. 어디보자…」

마음대로 그리라고 하긴 했지만, 상당히 맛이 갔네요. 이번 원고는 그걸로 문제 없지만…


「어때요? 나쁘지 않죠?」

어라? 이녀석의 미소가 이랬던가? 무심코 생각한다.


「응. 괜찮을거야.」

원고는 문제없다. 그치만 최근 에리는 어딘가가 이상하다. 확실히 옛날부터 오타쿠였기도 했고, 매니악하고 별난 애였다. 하지만 명백히 지금까지완 다르다. 


텐션이 갑자기 올랐갔다가 내려갔다가, 그것도 편차가 격심한 수준으로.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 멍하니 창문 밖을 바라보는 얼굴이라니, 마치


「요즘, 자주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까, 조금씩 늘어가는 기분이에요.」

「응」

「이대로 계속 그리면, 더 실력이 좋아질까?」

「그래」

「Happy TOGETHER의 작가처럼?」

「뭐?」

「그러니까요, 그 정도로 잘 그리고 싶어요」

「뭐,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되겠지」

「좋아좋아, 응응」

키타노 유링, 에리 안에서 절찬 브레이크 중.

「그런데 말이죠…」

「뭐야?」

「저 그게…」

 에리가 머뭇거린다. 고갤 숙인다. 

그리고선 시선을 시선을 천천히 올려서, 나를 보면서, 그녀석은 말했다.

「이 일, 관두고 싶어요.」

                    

●                       ●


「마스터, 한 잔 더」

「어라? 웬일로 오늘은 많이 마시네요」

「응. 뭐 그렇죠」

사무소 근처에 있는 단골가게. 평소에는 이렇게까지 마시지 않지만, 오늘은 마시는 거다.


                    

●                       ●


「굉장히, 망설였어요. 아니, 사실은 지금도 망설이고 있다, 고 해야할까? 이 일은 어릴적부터의 꿈이고, 간신히 성우가 되어, 가수 데뷔도 했고, 그치만, 어릴적과 다르게 여러가지 사정 같은게 있고, 장래에 대한 거나, 그 밖에도 많은 것들이 내게는 있으니까, 그래서…」


응. 이녀석의 사생활은, 내가 아는 것만해도, 옛날부터 그건 참 복잡하고 많은 일들이 있어서, 평범한 여자애였다면 진작에 엇나갈 뿐이랴, 까딱하면 자살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성우나 노래에 관한 일은 좋아해요. 스탭은 다들 좋은 사람들이고, 동료 연기자도 싫은 사람은 없어. 그래서 고민하는 거죠. 그래서 갈등하는 거죠. 전부 관두고 싶다 생각하는 마음도. 아직 계속하고 싶다 생각하는 마음도, 양쪽 다 진짜라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갈피가 잡히지 않아서 괴로워요.」


그리고, 내가 이녀석에 대해 아는 것들이라 해봐야, 아마 틀림없이 극히 일부분이다.


「아, 안심하세요. 관두더라도 지금 바로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란 건 알고 있으니까요. 지금 하고 있는 고정 방송을 제대로 끝내고, 그 후의 이야기예요. 응 내년 쯤의 이야기. 그래도, 많은 사람들한테 폐를 끼치게 되겠죠. 그것도 알고 있으니까, 줄곧 말할 수 없어서」


응. 나도 곤란해, 꽤 많이.


「그런 표정 짓지 않아도 돼요. 일은 제대로 한다니까요. 그치만, 미리 알려두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으니까 솔직하게 말한거에요. 요즘 말이죠, 스스로도 내가 이상하단 걸 알아요. 이따금씩 내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나는 난처해 하고있다. 심지어 에리가 이렇게나 고민하고 있는 것도, 괴로워하고 있는 것도 알면서, 그래도 어떻게든 일을 계속하게 만들 방법이 없을지 필사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최악이구만. 이런 것도 포함해서 전부 이녀석은 알고 있겠지. 그래서, 갈등하는 거겠지. 정말이지.


「그~러~니~까, 그런 표정 짓지 말라니까요. 정말 얼굴에 바로 드러나는 사람이라니까. 그런 표정 지으면, 저도 어떤 표정 지어야 좋을지, 모르겠잖아요.」 이녀석의 미소는, 분명 이것보다 훨씬 귀여웠었지.


「……………고 생각해」

「네? 지금, 뭐라 하셨어요?」

「……웃으면 된다고 생각해.」

「…바보」

                    

●                       ●


「마스터. 저 술은 뭔가요? 보자...오른쪽에서 두번째에 있는 거」

「아아, 새로 입하한 일본주예요.『빛나는 별과 같이』」

「멋지네요, 근사한 이름이에요」

「마시기 좋은 술이에요. 마셔보실래요?」

「응」

스타를 말이죠, 만들고 싶었어요.

에리는 이제 틀렸으려나. 어쩌면 아직 가능성이 있으려나. 

얼마 안 남았다고.

앞으로 2년, 아니 1년만 있으면 지금보다 훨씬 위로 갈 수 있어. 


그렇게 되면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녀석의 지명도가 높아져, 지금보다 훨씬 바빠지고

사무소도 그녀석 개인도 대박이 터져 

그리고…그렇게 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녀석은 웃을 수 있을까?

나는 웃을 수 있을까?

그녀석의 미소는


                   

 ●                       ●


「웃으면(笑えば) 인가요. 웃는다면(笑えれば)이지요

「아, 응…」

압도되는 감각.


「만약의, 이야긴데요

「응?」

「히로세 씨가 이제까지 알고있던 저나, 봐온 제가 전부 거짓말이었을지도 몰라요.~」

「……」

「어릴 때부터 계~속 히로세 씨 앞에서는, 연기로 진정한 나를 숨기고, 그 때 했던 말도, 전에 울면서 상담했던 일도, 집안사정도, 개인적으로 있었던 일도, 전~부 거짓말이고, 사실은 단지 일하는 게 싫어져서, 놀고 싶어져서 관두는 것 뿐일지도 몰라요~


에리가 희죽희죽 웃으며 말한다.

「그럴지도 모르지

일단 대답은 해둔다.


그리고 내 대답 같은 건 듣지도 않는 듯, 에리는 하늘을 올려보며

「고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무렵까진 말이죠, 주위 친구들이 진로에 대한 말을 해도, 나는 히로세 씨랑 쭉 같이 해나갈 거니까 관계 없는 일이라 생각했어요. 스타를 만드는 게 히로세 씨의 꿈이었으니까요. 나 혼자 뒤쳐지고 싶지 않아서, 어릴적부터 오직 히로세 씨의 등을 필사적으로 쫓아갔으니까 말이죠, 그 외의 사는 방식이 있을 거라곤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힐끔 나를 본다. 웃는다.

「히로세 씨, 둔감하니까.『와하하, 에리, 성우 할 수 있어 기쁘지』라거나『와하하, 에리, 가수 할 수 있어서 기쁘지』라고, 혼자 들떠서는, 멋대로 스케쥴을 짜선,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도 하나도 알아주지 못했는 걸


이번엔 발치를 본다. 작게 웃는다.

「그치만, 싫지 않았어요. 그런 점

깨닫고 보니, 벌써 역이다.

뭔가 말하고자 했지만, 뭘 말하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괜찮아. 털어놨더니 살짝 개운해졌으니까. 그럼, 다음에 보는 건 토요일이네요. 또 봐요.

에리가 손을 흔들며 지하철 홈으로 사라진다.

이상하게 뒷모습이 작아 보였다.

                    

●                       ●


「그럼, 마스터 또 올게요」

후둘거리는 다리로 밖에 나왔다. 오늘밤은 평상시보다 별이 잘 보인다.


자, 그럼.

아직 멀었어, 이런데서, 이런 일로 끝날까 보냐.

걷는다, 걷는다, 걷는다. 걸으면서 에리를 생각한다. 

그녀석은 내가 알아주지 못한 사이, 많은 것들을 떠안기고 말았으니까.

내 기대이니 꿈이니 하는 건 무거웠을 거야.

지금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지만, 어떻게든 해야만 해.

그녀석도, 나도, 주위 사람들도, 모두에게 있어 가장 좋은 길을 찾아야 해.

성공하면 굉장하다고.

에나츠의 21구의 시작인거야.(※79년 일본시리즈의 전설같은 활약.)

실로 재밌어졌잖아.

밤길을 걸으며, 혼자서 결의한다.

다음은 토요일이군. 좋아!

                    

●                       ●


다음은 없었다.

에리는 난생 처음으로 현장을 펑크내고, 집에도 돌아가지 않고, 휴대전화도 받지 않고, 연락이 된 것은, 그로부터 이틀 뒤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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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처음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그 날, 나는 여느 때의 역에서 전차를 타고서, 여느 때처럼 전차에 흔들리며, 여느 때의 역에서 내려 학교를 갔고, 그리고 여느 때의 시간에 학교에 도착해 수업을 받았을 터였다.


하지만, 전차 안에서 문뜩 생각했다.


나는 다음 역에서 내려야만 해. 왜냐면 정기권의 범위가 거기까지니까. 집부터 저기까지가 오늘의 내 세계의 전부니까. 시야의 모퉁이 대각선 위에 붙어있는 노선도가 눈에 들어온다. 아아, 이대로 이 전차를 타고 있으면 종점은 바다구나. 아니, 그, 뭐라고 말해야 할까・・


문뜩 생각하고 만 것이다.


        EPISODE 3 ・ SUMMERTIME BLUES


「어디보자, 핏치 이벤트랑 아틀라스 이벤트의 레포트 말인데요・・」

「뭐, 그려서 업로드할 거면 되도록 빠른 편이 낫겠지. 그치만 학교도 있고 무리는 하지 않는 선에서 그려.」


「・・에이에이, 되도록 빨리. 그래서, 이번 4컷 만화의 소재 말인데요, 역시 소재는・・」※ 상기 홈페이지에서 월간 키타무라 에리란 만화를 연재했었다.(http://www.hirose-project.com/kako/erino_heya_title.html)


도내 모 커피숍에서 에리와 HP의 원고 미팅. 늘상 있는 일이지만, 탤런트와 매니저가 아니라, 만화가와 편집자 같은 우리들이었다.


「그런데 에리, 이번주 선데이는 읽었니?『제멋대로 카이조』마지막화」

「아니, 저는 단행본파라서 아직요」


「갖고 있는데 볼래?」

「아유~ 센스 있으시네요. 역시 대단하셔~」

에리카 헤실헤실 웃으며 소년 선데이를 받고 페이지를 넘긴다.


5분후

「・・・・싫어」

「야, 에리」

「・・이런 거 싫어」

「왜 그래・・」


「이런 최종화 인정 못해. 이런 거 카이조 월드가 아냐. 아니 말이죠, 이야기로는 나쁘지 않을지도 몰라요. 괜찮을지도 몰라요. 다른 작품의 최종화로는, 이 소재 괜찮겠죠. 그치만 말이죠, 제멋대로 카이조의 최종화로 이걸 해선 안 돼. 싫어. 인정 못해.」


아니, 여기서 네가 딱지를 놓아도, 쿠메타 선생님이란들・・


「저말이다, 에리・・」

「버릴래」

「어?」

「단행본 전부 버릴거야. 신간도 안 사.」

「야, 야・・」

「이게 아냣ーーーーーっっっ!!!!!」


굉장한 기세로 에리가 소년 선데이로 테이블을 친다. 그 순간 세자리 떨어진 테이블에서 프라페를 마시고 있던 아주머니의 엉덩이가, 3cm정도 떠올랐던 것을 나는 똑똑히 봤다.


「카이조도 우미도, 트라우마 마을에서 영원한 17세를 계속 연기해야 했어요. 마지막까지 계속 연기하면서 끝났어야 했다구요. 제멋대로 카이조의 최종화는, 그런, 그러한・・」

「에, 에리・・침착해, 응?」

「그 선데이 덮어요. 얼른 덮어주세요! 보고 있으면 우울해 진다고요!!」

 ・・・・뭐랄까 에리가 엄청난 상태가 됐네. 도망치고 싶어졌어.


「・・・・에헤헤, 그런 정신병원 엔딩은 말이죠,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무렵에 대학 노트에 그리다 팽개친 만화가 그런 거였는데, 그 무렵의 저는 이런저런 일로 살짝 우울했던 시기였으니까요, 모르셨죠? 그 무렵엔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이 어느샌가 아침이 되곤 했던 게, 자주 있었지・・」


그런 거 몰라. 그 무렵의 너는 활기찬 어린이 캐릭터였었잖아?


「뭐, 히로세 씨 앞에서는 밝게 행동 했으니까요.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일터까지 끌고가고 싶지 않았으니까, 왜요 이래뵈도 일단 프로니까요. 그런식으로 어떤 분께도 교육 받기도 했고 말이죠. 그런데 떠올리게 되네요, 내가 그리던 만화에선 주인공은 뛰어내려 죽어버리지만 말이죠・・」


에리가 공허한 눈으로 말을 잇는다. 이젠 도망치고 싶다. 정신 차리고 보니, 내 오른손은 어느 틈엔가 가방을 끌어안고 있었다.


「아침까지 그림을 그리고, 초등학교에 가고, 드라마 촬영현장에 가고, 현장에선 히로세 씨가 잘난듯 설교를 해와선, 인생을 논하는 거에요『잘들어, 에리. 인생이란 말이지・・』전 거기에 밝게 대응하고・・」


「키타무라 에리 씨, 캐릭터 변했어요. 얼른 키타에리로 돌아와 주세요.」

「에헤, 에헤헤헤헤・・・・」


에리가 이제껏 본적 없는 얼굴로 웃는다. 무서워. 

그 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히로세 군!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에리, 선데이는 벌써 치웠으니까. 괜찮으니까. 아! 배고프지 않니? 뭐 먹을까?」


「그러니까・・카이조랑, 우미는 말이죠, 줄곧 트라우마 마을에서・・에헤헤」

키타에리가 바라는 영원.

                    

●                       ●


정신을 차려보니, 언제나의 역은 진작에 지나 있었다.


창 밖을 흘러가는 본적 없는 경치가 기대 이상으로 보기 좋다. 지금쯤 1교시 수업이 시작했고, 다들 교과사를 펼치고, 일본사 같은 걸 배우고 있겠지. 내일 선생님한테 혼날 거란 것도, 누구보다 난처한 게 나 자신이란 것도, 잘 알고 있다. 알고 있으면서도, 큰 소리로 외치고 싶은 상쾌함이 나를 감싼다. 전차는 몇 되지 않는 승객을 싣고서, 완곡한 커브를 돌았고, 그리고 노선 너머로


바다가 보였다.


                 

  ●                       ●


「저기 히로세 씨・・」

에리가 신묘한 표정으로 서있다. 다행이야. 오늘은 망가지지 않았네.


여기는 도내 모 스튜디오. 오늘은 레귤러 배역을 맡고 있는 애니메이션 프로그램「머메이드 멜로디 피치피치 핏치 퓨어』녹음이 있는 날이다. 어쨌든 원래대로 돌아온 것 같다. 그날은 망가져버린 에리가 무서워서, 냉큼 헤어져 영업활동으로 도망친 나였던 것이다.


「이거 말인데요・・」

손에 들고 있는 건 애니메디아의 부록『인기성우 DATA FILE』페이지를 넘겨 테라카도 히토미 항목을 내민다. 핏치에서 함께 연기하고 있는 히토미 쨩은, 천진난만하고 큐트한 러브리 걸이다.


「이『자기 자신을 한마디로 표현』말인데요・・」

내 기억에 에리는『인도어 파』라고 답한 질문이다. 본다. 히토미 쨩의 대답・『하마치・・?』


「하마치예요. 심지어 자기가 대답해놓고 물음표라구요. 무슨 의밀까요?」

「나한테 물어서 어쩌려고. 본인한테 직접 물어봐.」

「아니, 왠지 묻어보기 망설여져서・・」


에리는 히토미 쨩을 정말 좋아해서, 히토미 쨩 관찰이 취미라고 해도 좋을 정도인데, 좀처럼 본인하곤 친해지지 못하는 샤이 샤이 걸인 것이다. 손이 가는 녀석이야. 마침, 타이밍 좋게 히토미 쨩이 눈 앞을 통과한다.


「아, 히토미 쨩. 있잖아・・」

「아앗! 안돼 안돼」

「이 대답에 적힌『하마치』가 무슨 의미야?」

「아, 그건 말이죠~」

히토미 쨩이 느긋한 어조로 대답한다.


「제가요오, 학교에서 하마치라고 불리거든요오

「?」


무심코 옆에 있는 에리 얼굴을 본다. 거기에는 ?라 적혀 있었다. 다행이야. 나만 그런게 아니었어.


「그, 그래서, 그게 무슨?」

「그게에, 뭐랄까아, 그 아이들 말이, 제가 여우 같대요. 그리고오, 키도 작으니까아, 내숭 많고 조그마해서, 하마치?」

「・・・・・・」

 ・・히토미 쨩, 혹시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 당하거나 하지 않아


「아하하하・・」

마땅한 리액션 할게 없어, 메마른 웃음 소리를 내는 나와 에리 옆을 히토미 쨩이 가로질러 간다.


「이봐, 에리

「뭔가요?」

「히토미 쨩 굉장하지」

「응. 난 평생 이기지 못할 거야.

이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요즘은 어때?」

가볍게 화제를 바꿔 본다.

「그러니까, 변함없이 빈털털이라, 어제는 북오프에 만화 팔러 갔다왔어요.


뭘 팔았는지는 묻지 않도록 하자.

                    

●                       ●


눈 앞 자리에 신사복 차림의 남성이 앉아있다.


요 근래, 연일 기온은 관측사상 기록 갱신의 온퍼레이드다. 이런 날 상의를 제대로 입고 있는 것만 해도 대단하네, 넥타이도 꽉 매고 있고. 대단하네.


마음속으로 말을 걸어본다.


이것참~ 더운데도 매일 수고하시네요. 저 말이죠 들어보세요, 저는 매일 어린애 보살피면서 밥먹고 살아요. 건방지고 시끄러운 애들이 많아서 정말 큰일이라구요. 오늘은, 덥고, 피곤해서, 아직 이르지만 일을 그만두기로 했어요. 지금부터 바다 갑니다. 에헤헤.


 ・・바본가 나는.

                    

●                       ●


카츠 세이지 씨는 끝내주는 중년 록큰롤러로, 전 어린이 밴드 베이시스트에, 에리의 레코딩 디렉터기도 하다. 그런 카츠 씨가 신주쿠에서 우크렐레 라이브를 연다고 한다. 이건 꼭 가야만 해. 요 며칠 덥고, 일도 많았고, 라이브를 보고, 벌컥벌컥 술을 마시고, 즐겨야


「하는데・・」

「뭔가요?」

「왜 네가 여기 있어

내 눈앞에 에리가 있다. 가게 특제 바지락 스프 스파게티를 먹고 있다.


「어제는 종업식이었거든요.

「그래서?」

「오늘부터 여름방학이에요.

「그래서?」

「카츠 씨가 라이브 하는거면, 저도 보고 싶은 걸요. 거기다 보호자 동반이니까 밤놀이도 오케이~♪」


마스터, 들어보세요. 나는 매일 이런 시끄럽고 건방진 꼬맹이 상대를 하고 있답니다.


「・・맥주 한잔 더」

「또 마시냣

에리의 딴지는 무시한다. 라이브가 시작한다.

우크렐레 라이브니까 하와이안이려나 생각했더만『새틱스팩션』같은 걸 연주하고 있다. 과연 펑키 베이시스트 카츠 씨. 심지어 연주하면서 맥주를 들이킨다.


「마시면서 연주하냣

에리가 스테이지를 향해 딴지. 시끄러운 꼬맹이야.

곡이 촉촉한 것으로 바뀐다.『해변의 노래』다.




「이거 말야・・」

「뭔가요?」

「아니, 좋아하는 노래거든.

「흐응

별다른 흥미도 없다는 듯 에리가 대답한다.


「그건 그렇다치고 히로세 씨.

「뭔데?」

「오늘은 취해서 설교하거나, 포부를 말하지 말아주세요. 저 안 들을거니까요.

건방진 꼬맹이다.

                   


 ●                       ●


어제, 내가 좋아하던 각본가가 죽었다. 자살이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안 된다. 죽어선 안 된다. 도망치면 안 된다.


눈 앞의 바다를 보고 있노라니『해변의 노래』가 떠오른다.


그가 각본을 쓴 영화의 한장면에 이 노래가 쓰였다. 주인공 일행은 팔리지 않는 밴드로, 떠돌며 순회공연을 하고 있는데, 어느 시골 역에서 전차를 기다리면서 이 곡을 연주한다. 듣고 있는 것은 승무원 청년 하나뿐인 장면. 좋단 말이지, 그 영화.


고등학교 2학년인 그 때부터, 가끔씩 이렇게 바다를 보러 온다.


마지막으로 온 것은 자력으로 사무소를 시작하자고 결심한 때였다. 혼자서 제로에서 시작할 작정이었는데, 몇명인가 나를 따라와 줬다. 앞일 같은 건 전혀 알 수 없는데, 어쩜 바보같은 녀석들인가 싶었다. 하지만, 앞으로 무슨 소릴 들어도, 미움 받아도, 무슨 일이 있어도 이녀석들 만큼은 지켜주고자 마음 먹었다.


에리는 그 몇명 중에서도 가장 오래 알고 지낸 사이. 처음 만났던 건 일곱살 때로, 연기와 노래가 좋아서 장래의 꿈은 성우나 가수였다. 당시부터 센스는 발군이었다.


「열씸히 날 따라오면 그 꿈 이루어줄게」허황된 내 말을 진심으로 믿고서, 실로 십년이나 있는힘껏 따라와, 마침내 정말 성우도 가수도 되어 버렸다. 놀랄 일이다. 정말로 돼 버렸어.


어릴 때부터 일에 임하는 태도랑 프로 의식에는, 매번 감탄하게 된다. 하지만 대화하다 보면, 사고방식이나 말 도처에 내 잘난척 떠벌린 설교의 영향이 진하게 드러나서, 상당히 부끄럽다. 한층 더 창피한 얘긴데, 건방지고 시끄러운 꼬맹이에, 반항기에, 고생만 시키는 천덕꾸러기지만, 최소한 함께 있는 동안은 정성껏 돌봐주고 싶다.


그 날

그대로 학교에 갔다면, 지금 이런 인생을 걷지 않았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애용하는 라이터로 담배불을 붙인다. 

바다에서 불어온 바람을 타고 연기가 흘러간다. 

그리고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여왔다.


도망치면 안 돼.

응. 알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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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기억한다.

오렌지색 가로등이 불을 밝히고 있는 밤이었다. 눈이 내리고 있었다.

「너말이다, 장래에 뭐가 되고 싶어?」

「・・・・・・글쎄」

「괜찮으니까 말해봐. 해보고 싶은 거 없어?」

「・・・・그게」

「웃지 않을테니까 말해보래두」

「・・가능하면,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녀석이 쑥쓰러운 듯 중얼이자, 새하얀 입김이 눈이 내리는 밤하늘로 떠올랐다.


둘이서 그대로 하늘을 올려다 봤다.

장소는 미국의 작은 시골로, 내가 스무살이고 내 기억에 그녀석은 열여섯이었던가?


우리들은 코트에 양손을 집어넣은 채, 질리지도 않고 오래도록 하늘을 바라봤다. 어린애가 하는 말이다. 실없는 꿈이야기다.


깜깜한 하늘에서 눈은 나직하게 흩날리고, 당연하게도 그 하늘 너머로 무언가가 보이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우리들은 묵묵히 하늘을 올려다 봤다.


그 날 본 하늘은, 아마 영영 잊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EPISODE 2・마법사에게 소중한 것


이 사이트의 톱페이지와 신인모집 페이지에 우리 회사 중학생 4인방의 모노크로 사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뭐, 본래는 다른 기획을 위해 찍은 사진의 일부이지만, 마침 다른 기획쪽은 이런저런 사정에 의해 스톱된 바람에・・그나저나, 촬영은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지.


「저기 저기・・」

하루나가 내 소매를 잡아 당긴다.

「왜그래?」

「배고파」

「그러니. 루카는?」

「응. 살짝 고파졌을지도」

「칸나는?」

「고파 고파!」

「나도 나도!」

「나츠코!넌 지각했으니까 배 고파할 자격 없어!!」

이 나이대의 소녀가 몇명 모이면 소란스럽다. 그것도 점심 무렵에 배가 고파지면, 이보다 요란할 수가 없다.


「보자, 요 앞에 요시노야가 있었지. 점심은 거기서・・」

「에엑~~~~!!」

「싫어 싫어 싫어ーーーー!!」

「바보야. 저기 있는 요시노야는 안테나 숍이라서, 오야코동이 있다고. 계란이 반숙으로 사르르륵 한게 제법 맛있단 말이야!」


불평 늫어놓는 소녀들한테 물어본다.

「루카는 어때?」

「요시노야 같은데 가본 적이 없으니까. 한번 가보고 싶어」

옳지 옳지.


「칸나는?」

「칸나, 고기 짱 좋아!」

옳지 옳지


「나츠코는?」

「에엑~~ 요시노야??」

「넌 지각했으니까 불평할 자격이 없엇!」

나츠코 침묵. 옳지 옳지.


「하루나는?」

「싫어요」

「응?」

「요시노야도 마쓰야도 자주 가니까 오늘은 싫어. 꼭 가야겠다면 스키야 정도면 괜찮을지도. 메뉴도 많고 츄카동도 있으니까・・」

 ・・패스트푸드에 너무 빠삭하다니깐, 서민파 대표・무라카미 하루나.

 어린애가 하는 소리다. 실없는 헛소리는 무시하고 요시노야로・・

 잡아 말리듯 하루나는 재차 소매를 잡아 당긴다.


「히로세 씨, 저기에 데니스가 보여요」

얌마 하루나, 쓸데없는 말, 그것도 다들 들리게・・


「칸나도 역시 데니스가 좋아」

「그치 그치」

「데・니・스♪ 데・니・스♪」

심지어 모두를 선동하지 맛!!!

「히로세 씨, 다들 햄버거나 그라탕이 먹고 싶은 모양이에요.」

하루나, 넌 어쩜 그리도 그릇이 크니?


※그릇(ぐ)이 크다.

90년대 광고의 유행어라는 듯.



 

                   

 ●                       ●


이이다바시에 있는 카도가와 영화. 그녀석은 그곳의 프로듀서가 되어 있었다. 미국의 시골에서 만난 애니메이션・만화 오타쿠 고교생이, 정말로 애니메이션으로 밥먹고 살다니 웃기다니까.


「사토시, 요즘 어때?」

「뭐, 그럭저럭요.「북으로」도 일단 자리 잡았고 다음은・・」


※북으로

토요구치 메구미, 오오타니 이쿠에, 치바 사에코, 히로하시 카이로 구성된 그룹 Four Seasons으로 성우 아이돌 노선을 시도한 게 유명. 현재는 장난 아니게 빡센 라이브 영상만이 남아있다.



「써라」

「네?」

「다음번엔 우리애들 써」

「아니, 그게, 그렇게 간단하게는・・」

「얘 써라」

「안녕하세요!키타무라 에리예욧!」

한가하단 이유로, 따라온 에리가 등뒤에서 얼굴을 내민다.


「에리, 이녀석이 전에 말했던 오타쿠 후배 후지타 사토시야. 사토시, 이녀석이 우리 회사의 탤런트로 성우랑 가수 하고있는, 오타쿠 키타무라 에리」


「오타쿠가 아니라니까요!」

실로 이해하기 어렵게도, 에리는 자기를 오타쿠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자긴 남들보다 살짝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좋아할 뿐이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마음에 든 만화는 감상용과 보존용으로 두권 구입하는 시점에서, 이미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나뿐일까?


「굉장하네요. 후지타 씨는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계신거네요」

「아니아니, 그정도까진・・」

아니아니,가 아니지.


그정도이기도 하다고. 사토시, 넌 열심히 했어.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내 기억에 네가 오에이 영화에 입사했을 적에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환경이 아니었으니까 말이지. 그치만 통상 업무 틈틈히 기획서를 써서, 간신히 모양새를 만든 시점에서 오에이 영화는 카도가와 오에이가 되선, 또 여러 일들이 있었겠지만, 처음으로 프로듀스한 작품이 그럭저럭 화제가 됐고, TV화면에 네 이름이 처음으로 나왔을 댄 솔직히 눈물이 날 뻔 했다고.


「마법사에게 소중한 것」네가 처음으로 형태를 만든 작품이다. 매주 빼먹지 않고 봤어. 몇번을 봐도 오프닝에 네 이름이 실릴 때마다 정말로 기뻤어.


즐거운듯이, 나는 따라가지 못하는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의 딥한 이야기를 계속 나누는 오타쿠 둘을 보면서, 나는 문뜩 떠올린다.


그 겨울날의 밤 이야기다.


사토시와 헤어진 후, 집에 귀가하는 도중 주유소에 들렸다. 셀프로 가솔린을 넣으면서 좀전가지의 사토시와의 대화를 생각하고 있었다.


「야스 씨는 뭐가 되고 싶나요?」

「나?나는・・・」

있잖아, 사토시. 좀전에는 대답하지 못했지만 말야, 실은 나는・・・


딸깍


쓸데없이 큰 소리를 내면서 가솔린이 만땅이 된다. 심야의 주유소는 달리 손님이 하나도 없다. 급유 호스를 쥔채로 밤하늘을 올려 봤다. 눈은 아직 계속 내리고 있다.


「나는・・・」

나직하게 중얼였다. 내 목소리가 아닌 것 같았다.

새하얀 입김만이 하늘로 떠올라, 바로 사라졌다.


「잠깐 잠깐 야스 씨도 대화에 끼세요」

「맞아요. 히로세 씨도 같이 얘기하자구요」

의식은 즉시 이이다바시의 복합빌딩으로 돌아왔다.

「・・・아니, 오구레 이토의, 그것도 동인시절 이야기 같은 걸 한들, 난 전혀 따라갈 수 없다니깐」

                    

●                       ●

 

엔도 루카에겐 재능이 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건, 어느 무렵이었을까. 몇년이나 전인듯한 기분도 들고, 바로 얼마전이었단 기분도 든다.


「루카, 지난번 드라마 오디션은 어땠어?」

「그게 말이지, 슬픈 장면의 대사가 있어서, 울 수 있으면 울어주세요란 말을 들었어」

CM의 오디션을 받으러 향하는 도중, 걸으면서 대화한다.

시각은 황혼이 진 무렵, 가로등이 일제히 빛을 내기 시작한다.


「잘 울었니?」

「울었어」

「・・・・・응?」

「오디션을 진행하던 남자가 무서워서, 울어버렸어.」

「운 게 아니라, 그냥 운거네?」

「응」

이 경우,「잘 운것」과「그냥 운 것」사이에는 검고 깊은 강이 있다.

「・・・그러니」

「오늘 오디션은 몇명 정도 와?」

「글쎄다, 적다고 하던데 20명 정도겠지.」

「합격할 수 있을까?」

「내가 알겠냐」

엔도 루카는 생각한 걸 입밖에 낸다.


「무슨 질문을 할까?」

「나도 몰라」

「음, 음, 그럼・・・」

루카가 최선을 다해 말을 찾는다.


「앞으로, 몇번정도 오디션을 받으면 루카, 합격하게 될까?」

「!」

모른다고 가볍게 흘릴 수 없는 질문이다.

떠올린다.

일전에 들은 루카 어머님의 말씀.


그게 있지, 드물게 루카가 말했어요. 이대로 계속 오디션에 떨어질 뿐이면 어쩌지・・라고. 그래서, 히로세 씨가 노력하면 반드시 어떻게든 될거라 말했다고 해줬지요. 그랬더니 루카가, 그런가. 히로세 씨가 그렇게 말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웃엇어요. 그 아이 히로세 씨를, 신뢰하고 있어요. 그 아이 나름대로 어떻게든 하고자 생각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어린애가 하는 말이다. 정말이지 실없는.

우리들을, 부드러운 오렌지 색 가로등의 불빛이 비춘다.


굉장히 센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노래나 댄스가 특출난 것도 아니고, 타인을 밀어제치고 앞에 나설 적극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눈이 벌어지는 개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기가 약하고, 서툴고, 애드립에 약하고, 심지어 울보에, 그저 자랑이라곤 포기할 줄 모르는 것 뿐이다. 몇번이고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서툰대로 계속 노력한다. 설령 몇년이 걸릴지라도 말이다. 그 포기를 모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일종의 재능이라고 해도 좋은 건 아닐지 생각한다.


엔도 루카에겐 재능이 있다.

시선을 돌리자 루카가 날 보고 있다. 무언가를 말해주길 바라는 눈치다.

그러니까 말한다.


「좋아!루카. 오늘 오디션도 힘차게 가보자!!」

「우우・・자신은 없지만 힘낼래」

실로 못미더운 대답을 들으면서 제작회사로 가는 길을 걷는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걷고있는 길은 잘못되지 않았다고 믿고싶다.


                    

●                      ●

 

사토시, 연기나 노래는 굉장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사람의 마음을 치유해주거나, 구해주거나 할 수 있어. 죽자고 결심한 사람도 구할수 있을지 몰라. 마법 같은거지. 속임수 같은게 아냐. 아무런 트릭도 장치도 없는 마법이야. 그러니까 말이지, 난 그런 마법을 사용하는 녀석들을 키우고 싶어. 그리고 세상에 내놓고 싶어. 그게 내 꿈이야. 간신히 찾아낸 내 꿈이야. 보고 있어. 지켜 보라고. 그런 내가 키운 마법사를.


이틀후, 사토시로부터 메일이 왔다.

「야스 씨, 에리 쨩이 좀전에 갑자기 놀러와, 우리 회사에 남은 화집이니 만화니 여러가질 뒤져선, 산더미 같은 짐을 안고선 행복하단 듯이 돌아갔어요. 아니, 이틀전에 왔을 때 괜찮으면 남은 책 줄테니까 사양말고 놀러오라고 하긴 했지만・・・」


제작회사로부터 연락이 있다.

「엔도 루카 쨩, 열심히는 했는데 이번에는 아쉽지만 다른 아이를・・・」


에리로부터 메일이 왔다.

「아이참~ 히로세 씨 대어예요. 여러가지 만화니 화집을 얻어왔어요~ 후지타 씨는 제게 있어 스승님이네요, 아니, 키타에리적 신이라 해도 좋아요. 행복해요~」

 

내가 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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