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irose-project.com/works_hirose/episode10.html


뽑히면 좋겠다, 고는 생각했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오디션을 받기 전에 설정자료를 본 순간 이 세계관이나 테이스트는 그 녀석의 캐릭터나 목소리랑 매치하는 게 아닐까 남들 모르게 생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설마 진짜로 뽑힐 줄은 생각도 못했다.


10월부터 방송하는 새 프로그램의 레귤러, 그것도 주연. 제작은 프로덕션 IG. 기획협력은 오시이 마모루. 음악은 『라스트 사무라이』나『라이온킹』『레인맨』의 한스 짐머에 『스피드2』나『브라더 베어』『나쁜 녀석들』의 마크 맨시나. 그리고 방송은 에니메이션 업계의 황금시간 대, MBS・TBS의 토요일 18시.『건담SEED DESTINY』의 후속 방송. 소니 그룹이 전면 백업.


키타무라 에리 1년 만에 받은 오디션에서 느닷없이 대형 일감을 겟.

이거 너무 잘 풀렸는데.

그야 최고의 환경에서 일을 하게 해주고 싶다고는 했었지. 하지만 이건 너무 잘 풀렸다니까. 그래도 뭐…

우리들이라면 이 정도야 당연히…앗, 미안합니다, 미안





        EPISODE 10 :시대를 때리기에는 자신의 맨손이 좋다.



「こんちゃー」

바빴기 때문에 오랜만에 K月에 얼굴을 비춘다.

「에세이 갱신 아직인가요? 기대하고 있는데에」


그렇게 말한 시호가 기본 안주를 가져다줬다. 시호는 K月의 로래 담당 아가씨로, 본업은 여대생. 스토커적인 팬이 몇 명이나 있고 Dr.노구치를 경애하는 후쿠시마 현 사람으로, 여담이지만 같이 가라오케를 가면 어김없이『라무의 러브송』을 불러주는 근사한 아가씨다.


「지금 무지 바쁘다고. 조만간에.」

「술만 마시지 마시고 제대로 일을 하셔야죠오.」


아가씨, 사실 나는 자네들이 모르는 곳에서 매일매일, 상당히 힘쓰고 있다고. 그렇게 생각했지만 귀찮으니까 말은 않는다.


「마스터 오늘의 추천 메뉴는?」

「오늘은요 여름 야채 냉제 토마토소스 조림이랑 통삼겹 사이쿄즈케…」

「그럼 그거」

언제나의 밤이 시작된다.

                   

●                       ●

「그런데 에리 이름은 어쩔까?」

「네? 무슨 말씀이세요?」

너무 더워서 카페에서 몸을 식히며 실없는 대화.


「큰 역할도 따냈고, 여기는 심기일전 새로운 예명을 지어 다시 태어나는 것도 방법이라고.」

「싫네요.」

에리는 말이 끝나자마자 즉각 부정.

「나는 키타에리니까요」

「응?」


「이런저런 일이 있었고 최악의 시기에, 그럼에도 키타에리를 응원해준 사람들이나 지탱해준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키타에리는 재기동할 수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이름을 바꾸면 나는 키타에리가 아니가 되는 거잖아요.」

「응」

「그렇죠? 그러니까 나는 쭈욱 키타에리로 갈 거예요.」

그렇게 말하고 에리는 빨대로 아이스티를 쪽쪽 빨아들인다.


사실은 있지

「알겠어.」


큰 배역을 따내면 당연히 지명도도 올라간다. 그렇게 되면 넷에 이런저런 내용을 적는 녀석도 생겨 날거고 작년에 한번 그만두었던 일에 대해서도 있지도 않은 말을 하는 녀석도 있을 것이다. 처음으로 에리를 알게 되는 사람들 중에는 그렇게 뒤섞인 정보로 에리를 오해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 부담을 고려하고 이름을 바꾸는 건 매니지먼트로 따지면 타당한 판단이다. 하지만


「이름을 바꾼다니 그런 거, 우리들답지 않으니까 말이지ー」

위를 향해 걷자고.


「맞아요. 제가 한번 망가졌던 건 사실인 걸요. 그러니까 감출수도 없고, 없었던 일로 하고 싶지도 않아요. 제 일기도 히로세 씨의 에세이도 전부 그대로 남겨두는 거예요. 그걸 양쪽 다 똑바로 봐주신다면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그걸 보고나서도 군소리를 하는 녀석하곤 절대 친구가 되지 못할 거야」

「그래요.」

우리들은 더 이상, 절대 아래는 보지 않을 거라고.

                   

●                       ●

「こんちゃー」

이번 주 두 번째다만 K月에 얼굴을 드민다.

「에세이 갱신은 아직인가요? 저도 출연시켜 주세요오」


그렇게 말하고 아야코가 기본안주를 가져다줬다. 아야코는 지나치게 애교 있고 기운찬, 본업은 신인 여배우로, 역시 아주 약간 팬이 붙어있는, 실가에 살고 있는 토박이 아가씨로, 여담이지만 남자를 보는 눈이 없는 사랑스러운 바보 아가씨다.


「지금 무지 바쁘다고, 뭐 조만간에」

「그러고 보면 하루나 쨩은 요즘 어때요? 고등학교 입학하고서도 연예계 활동은 계속하고 있죠?」

「너, 빠삭하구나.」

「빠짐없이 에세이 읽고 있으니까요」

아야코가 가슴을 편다.


「하루나는 말이다 학교가 연예계 활동은 괜찮지만 학교를 쉬면 안 되거든. 그래서 토요일만 활동할 수 있어서 일이나 오디션 제의가 와도 스케줄이 맞지 않아 거절하는 게 태반이야. 고정으로 하고 있는 러브베리 이외에는 좀처럼 일을 하기 힘들어.」

「흐음 그런가요.」

「여름방학에 영화나 드라마를 하게 해주고 싶지만, 뭐든 좋은 건 아니니까. 뭔가 좋은 기획이 있다면 말이지.ー」

「그건 그렇고 이번에 저 연극 주연을 하는데요, 보러 오세요.」

「시간이 있다면 말이지」

「티켓 사주세요~」

언제나의 밤이 밝아간다.

                   

●                       ●

우리 엔도 프로듀서의 소개로『noise factory』란 그룹과 알게 되어, 같이 일하기로 했다. 도쿄・타테가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초・중생 소녀로 구성된 댄스 퍼포먼스 그룹이다. 


본체에는 수십명이 재적하고 있고, 클래스 마다 매주 엄격한 레슨을 실시하고 있다. 거기의 톱팀이 편성을 바꿔가면서 이런저런 이벤트에 참가하고 있는 것이다. 댄스도 있고 노래도 있고 때로는 뮤지컬 풍 무대도 있는, 버라이어티 풍부한 스테이지는 거칠기는 하지만 꽤 흥미롭다.


특히 마음을 끈 것은 레슨 당시 멤버들의 표정. 유달리 눈에 띄는 미소녀는 없고, 정말 다들 평범한 아이들이지만 어딘가 호감이 간단 말이지.


「괜찮죠?」

「응. 괜찮네요.」

일단 친구인 카메라맨에게 레슨을 보여준다.

「이런, 멋진 표정을 살리는 사진을 찍어줬음 하는데요.」

「알겠습니다.」


프로필 촬영만이 아니라, 디지털 사진집도 동시에 촬영하기로 했다. 8월 후반의 이벤트를 대비해 레슨 풍경이나 공원에서 뛰노는 야외 촬영, 이벤트 현장 백 스테이지에서부터 공연을 하기까지를 다룬 사진집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 사진집은 팔리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처음 레슨을 본 순간 (오!) 감탄한 이 아이들의 표정을 담아내어 남겨두고 싶었으니까 제작하기로 정했다. 물론 경비는 겨우 겨우 아껴가며 만든 거지만.


우리 회사도 조금씩 멤버가 늘기 시작했구나. 어쩐지 재밌는 일을 할 수 있을 거 같아.

                   

●                       ●


결국, 이름은 바꾸지 않고 키타무라 에리인 채로 MBS애니메이션 페스에 참가. 1만 6천명을 앞에 두고 최초 공개와 현장 내레이션의 스테이지는 무사히 끝마쳤다.


돌아가는 도중, 라이트 업 된 오사카 성을 배경으로 후지사키 감독이 몸을 돌려 우리들한테 말했다.


「진심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진심이 담긴 눈이었다.


스탭은 다들 그대로 뒤풀이를 한다고 했지만, 우리들은 에리가 곤죽이 되기도 했고, 시간도 늦었기 때문에 호텔에 돌아가기로 했다.


「겨우 끝났네~ 안심이야」

상승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에리가 한숨 놓은 듯 말한다.


「좋은 스탭과 만났구나. 좋은 현장이 될 것 같아.」

「응. 그야 오디션 당시부터 분위기가 좋아서, 그렇게 긴장하지 않고 할 수 있었어요. 취재 때문에 IG에 가서 처음 감독님과 얘기 했을 때도 얘기도 많이 들려주시고, 내 말에도 귀 기울여주셨고」


「감독님과 처음 만났을 때 말야…」

「응」

「감독님이 나한테『홈페이지의 에세이 읽고 있어요』라고 말해주시지 뭐야.」

「응. 나한테도『홈페이지의 일기 보고 있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도, 작년의 그 일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단 말이지.」

「아…」

띵. 경쾌한 소리와 함게 엘리베이터가 10층에 도달한다.


「감독님만 그런 게 아냐. 애니플렉스의 미나미 씨도, 프로덕션IG의 오오마츠 씨도, 다들 그 일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 거야. 보통은『이제 괜찮은 거죠?』라거나 『정말로 괜찮은 건가요?』라고 물어보는 게 당연하잖아. 그런데도 아무것도 묻질 않는다 이 말이지.」

「응」


「내 에세이를 읽고, 너의 일기를 읽고, 그리고 실제로 너랑 만나 얘기하고, 그걸로 '이 아이는 걱정 없다'고 생각해주신 걸꺼야. 그러니까 묻지 않는 거지.」

「응」


「그러니까, 정말로 좋은 스탭과 만났다고 생각해.」

「응. 만나서 다행이야.」

「뭐, 너무 오버하지 않는 선에서 힘내자. 그럼 내일은 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10시에 보자고.」

「응」


에리가 나를 향해 오른 손을 내밀고 있다.

「뭐야?」

「악수예요. 악수.」


본인도 겸연쩍은 모양이지만, 이런 건 나도 겸연쩍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악수한다.


「다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도망치지 않을 거니까요.」

「그래」


그 후, 나는 오사카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호텔 옆에 있는 편의점에서 사온 맥주를 몇 갠가 비우고 숙면.


다음 날은 신간선을 타기 전에 만화나 잡지를 찾아 오사카의 지하상가를 오랫동안 기웃거리고, 양손 가득 짐을 안고서 지상에 나왔더니 비가 쏟아지고, 신간선 안에서 에리가 갑자기 코피를 터트리고 그랬지만, 뭐 그건 또 나중의 이야기.

                   

●                       ●


그리고 어느 날, 사무소의 전화가 울린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영화감독 나카노 료타라고 합니다. 실은 지금 단편 영화를 기획하고 있는데요, 모쪼록 무라카미 하루나 씨와…」


또 재밌는 만남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다.


변화구를 던지는 방법 쯤은 알고 있어.

그런데 말야, 나, 직구 밖에 던지지 않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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