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도라 스탭 인터뷰 #10 음악 하시모토 유카리

우선, 작품에 참여하게 된 경위를 설명해주시겠어요?

이쿠하라 감독께서 이전에 제가 손을 댄 <토라도라!> 사운드 트랙을 마음에 들어하신 모양이라, 킹레코드를 통해 연락이 왔어요. 첫 미팅 때는 BGM에 관한 논의를 할 예정이었는데 '오늘은 BGM 말고 삽입곡에 관해서 의견을 나누고 싶다'는 말을 꺼내셔서 (웃음)

그게 ARB의 커버였군요

맞아요. <ROCK OVER JAPAN>을 소녀가 부르게 하고, 90년대의 싸우는 히로인 느낌으로 만들고 싶다는 얘기였어요. 그림 콘티를 보여주시며, 변신 신에 쓸 곡이란 거나 대사가 들어갈 부분은 연주로 맞춰주었으면 한다. 또 분량이나 템포를 어떻게 할지까지 한참동안 설명해주셨지만, 너무 갑작스러웠기 때문에 영문을 모른 채로...(웃음)

2주간에 걸쳐 데모를 만들고, 시험삼아 이쿠하라 감독님께 의견을 물었죠. 그 때의 이쿠하라 감독님 반응이 아무 말도 없으셔서 '이건 리테이크겠구나...!?'하고 생각했는데요, 아무래도 콘티를 짜는 걸로 머리가 가득하셨던 모양이라.

어레인지의 방향성은 거의 OK 싸인을 받고, 그 후로도 그다지 큰 수정은 없었어요. 개중에서도 이쿠하라 감독님이 특히 집착한 점은 인트로 음이었죠. 맨처음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의 <재너듀> 같은 따라란~ 하는 소리로 나고, 그걸 개찰구의 문이 열리는 소리로 쓰고 싶다고 하셨죠. 한순간이지만, 소리를 동반한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던 듯 하셔서, 그 부분은 두세번 리테이크가 있었어요.

그 후에, BGM 작업에 들어가신 거군요

그렇습니다. BGM에 관해서도 이쿠하라 감독님 속에 구체적인 이미지가 있었고 미팅 때는 <라운지 뮤직 느낌을 내고 싶다>고 말씀 하셨죠. 처음 착수한 것은 메인테마로 쓰이는 곡이었고 <운명의 아이들[각주:1]> <키즈나> <또 하나의 세계> <피카레스크>란 타이틀의 4곡이 거기에 해당합니다. 이 곡들을 축으로 삼아 바리에이션을 늘렸죠.

<운명의 아이들>은 <정과 동>이란 주문이 곡의 방향성이었고, 의외로 수월하게 곡이 나왔습니다. <또 하나의 세계>는 처음엔 재즈풍으로 만들었는데, 조금 더 시퀸스가 들어갈 만한 곡을 원하셔서 다시 고쳤습니다. 

처음엔 이쿠하라 감독님의 <이런 식으로 했음 한다>는 주문이 선뜻 와닿지 않아서, 헤매면서 작업했죠. 그랬던 게 선전 CM에서 그림과 어울려 제시된 순간, 과연! 하고 감이 오면서 동시에 이렇게 하는게 정답이었구나 하고 저 스스로도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의 세계>

<키즈나>는 칸바의 테마곡입니다. 이것도 재즈 풍으로 만들었는데, 조금만 더 하드보일드 하게 만들어주었으면 한다는 주문이 있었죠. 휘파람을 삽입한 건, 이쿠하라 감독님의 의향이었어요. <키즈나>만 그런게 아니라, 서부극의 패러디 음악이나 <Bad News 검은 예감> 등 이 작품에는 휘파람을 사용한 곡이 몇갠가 있죠. 

이쿠하라 감독님으로부터 최초의 미팅 당시 <목소리를 넣었으면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감독 성향에 따라서 대사랑 겹치는 이유로 경원되기도 하는데요, 이번에는 잔뜩 넣어달라셨죠. 스캣 계열은 저도 싫어하지 않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할 수 있었죠.

또 스파미물에 흐를 법한, 미션 계통의 곡도 몇갠가 만들었지요. 메인테마에 있는 <피카레스크>는 그 타입입니다. 펭귄의 잠입 신에 쓰인 곡인데요, 이쿠하라 감독은 펭귄이 튀어나와도, 음악은 귀여운 분위기가 아니었으면 한다, 펭귄은 무시해주십시오, 라고 말씀하셨어요. 

이쿠하라 감독님은 세세한 점을 한가득 지정해놓구선, 마지막으로 '그치만, 하고 싶으신대로 해주세요'라고 하시는 거에요. (웃음) 그 말씀을 믿고서, 어느 정도는 내키는대로 해버린 느낌입니다.

노래가 들어간 음악도 많았지요

그 계통은 전부 가사 우선이었습니다. <M의 비극>의 경우 유리 씨가 가극 속에서 노래하는 곡이라 다카라즈카 분위기로, 그것도 <베르사이유의 장미>틱한 곡으로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는 주문이 있었죠. 패러디 할 때도 철저했지요. 

서부극 풍의 곡을 만들 적에는, 메일로 <채찍이나 휘파람, 그리고 트럼펫이나 사람 목소리 등 서부극의 BGM에 들어갈 만한 건 전부 넣어주세요>란 주문이 추가됐을 정도라니까요. 발주 단계에서 어떤 상황에 쓰이고, 어느 정도 노래하는가도 명확해 있었으므로, 거기에 맞추어 만들었습니다.

본작이기에 가능한 소리나, 악기 등을 의식한 적은 있나요?

생악기와 미디 두 방식의 곡이 있는 가운데, 영화음악 같은 곡을 밴드 사운드로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그에 더해 오르간을 써볼까 생각 해보고. 그리고 이쿠하라 감독님과 처음 만나뵈었을 때 이 작품은 미스테리입니다 하고 설명하셨 거든요. 그 말을 듣고 제 머리 속엔 <트윈 픽스>의 이미지가 멋대로 떠올라서 (웃음) 

<트윈 픽스>의 BGM에는 바리톤 기타가 사용되었는데요, 최근 그 기타를 입수한 연주자 분을 알게 되어서, 꼭 활용하고 싶었어요. <운명의 아이들>은 버젼이 여러개 있고, 그 중에서도 의외로 자주 쓰인 곡은 서두에 바리톤 기타로 멜로디를 연주하고 있지요.

메인 테마 말고는 어떤 곡을 만드셨는지요?

일상이나 비일상, 그리고 패러디 등으로 테마를 나눈 곡을 카테고리로 별로 주문 받았습니다. 당초에는 70곡 정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만든 건 60곡 정도라고 기억합니다.

이야기의 종반은, 방금전 말씀하신 메인테마를 어레인지한 곡이 이야기를 고조시키는 일이 많았는데요.

그랬죠. 10월 말 무렵 이쿠하라 감독님으로부터, 후반의 20화 이후로는 화면에 맞추어 곡을 추가해서 만들고 싶다는 주문이 떨어졌어요. 새로운 곡보다 <운명의 아이들>이나 <키즈나>의 바리에이션으로 작업하고 싶다셨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마사코인데요, 제 22화의 클라이맥스에선 쭈욱 화면에 맞추어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키즈나>를 깔아 마사코와 칸바의 관계성을 표현하면서, 마사코가 일어서는 마지막 장면은 똑같은 테마를 사용하면서 고조시켰습니다. 그 흐름은 저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최종화에 흐른 <운명의 아이들>은 그 총결산이란 느낌이군요.

마지막의 마지막이니까, 이쿠하라 감독과 컷 배분을 상의한 다음, 어디에 어떤 곡을 쓰면 좋을지를 이리저리 생각했습니다. 모모카가 떠나는 장면은 이쿠하라 감독으로부터 피아노가 아닌 악기로 했으면 한다는 희망이 있었으므로, 파이프 오르간으로 바꿨습니다.

그런 한편으로, ED에 쓰인 ARB의 어레인지 곡도 작업한 거군요.

처음에 했던 말로는 엔딩이 아니라 삽입곡이었어요. <ROCK OVER JAPAN>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나서 <잿빛 수요일> <대디즈 슈즈> <미쳐버렸어!!> <Bad News 검은 예감> <Private Girl> 이 다섯곡이 삽입가의 후보로 올랐고, 그 중에 두 곡을 만들지요 하고요. 

5화의 <대디즈 슈즈>와 13화의 <잿빛 수요일>은 둘다 콘티를 봐가면서 화면에 맞춰 편곡했습니다. 그러는 중에 정식 엔딩으로 삼을 것이 결정됐고, 이쿠하라 감독님으로부터 구체적인 어레인지 방향성이 전달됐습니다. 

輪るピングドラム "ダディーズ・シューズ"

그후로는 데모곡을 매주 만들고, 거기에 대한 리테이크 지시에 맞춰 수정하는 작업 사이클이었죠. <일주일에 한곡이니까 여유지 머~> 싶더라니, 추가로 BGM이 들어와서, 정신 차리고 보니 빡빡한 상황이 돼버렸죠. (웃음)

특히 신경 쓴 부분은 서브 타이틀이 올라올 때 흐르는 타이틀 백을 어떻게 할지 였습니다. 1분 30초로 말끔하게 가다듬기 위해서는, 어떤 곡으로 구성할지, 가사의 어느 부분을 사용해야 하는지 같은. 이쿠하라 감독님은 가사를 중심으로 생각하셔서, 그 기대에 어떻게 부응해야하나 하는 고민이 제법 있었습니다.

ARB에 대한 선입관과 실제 작업하며 그게 잘못된 것이었다고 불라불라~

편곡에 참여한 세션 자랑~ 노래 담당한 트리플H 목소리가 무구해서 좋았다~

작품 자체는 어떻게 보셨는지?

저도 대본은 전반부 부분 밖에 접하질 못해서, 후반은 전혀 스토리를 몰랐어요. 그래서 매회 '어? 어떻게 되는거야?'란 상태 (웃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것은 18화에서 히마리가 와이어에 매달려 있고, 칸바가 구하고려 드는 장면. 곡도 긴장감 넘치는 것에서 <운명의 아이들>로 이어지는 흐름이어서 무척 인상에 남았고, 몇번이고 반복해서 봐버렸어요.

통상 애니메와 다르게 방영이 시작되고도 작업 의뢰가 이어져서, 현장감이 있었다. 일체감을 갖고 임한 작품이고, 애착도 깊다~ 불라불라~

  1. http://www.youtube.com/watch?v=ImEmob-VVD4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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